오늘은 나 혼자 이동하는 일정.

아침 일찍 나와 마치 현지인인양 아주 자연스럽게 또 지하철을 타고 우에노로 간다.


'와 진짜 인제 나 일본에 있는거 같다.'(이제 좀 실감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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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역의 모습



닛포리역을 지나 우에노에 도착하고 중앙출구로 나와 시간을 보니 10시경, 길을 건너지 말고

바로 오른쪽으로 돌면 우에노 공원이 있다. 길을 몰라도 모든 사람들이 우에노를 나와 그쪽 방향으로 걸어가니 따라가면 될 것 같다.


계속해서 그 사람들을 따라가다 초입에 사이고 다카모리의 동상이 있다면 우에노 공원을 제대로 찾은것이다.

우에노 공원은 일본이 봄이 되어 사쿠라가 만개 할 때 일본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 곳이다. 단연 1위의 공원! 2위는 신주쿠 공원이나 요요기 공원이라고 한다. 일단 신주쿠공원은 유료다 보니 우에노의 무료공원을 많이 가겠지, 벛꽃에 신이난 강아지마냥 그렇게 공원을 걷는데 기대 이상으로 여기저기서 재밌는 공연도 하고 더 걸어가니까 완전 이건 별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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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공원에 봄이 찾아왔다



날도 잘잡았지 왜 이렇게 날은 새파랗고 구름 한점 없는지, 사쿠라가 휘휘 휘날리고 사람들은 돗자리 깔고 맥주 마시느라 정신이 없다. 나도 공원을 가기 전에 세븐 일레븐에서 아침을 먹지 않아 벤또(500엔)짜리를 사서 데워가지고 나왔다. 뜨끈뜨끈!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아서 중간에서 벤또를 먹고 싶었으나 먹지 못한 이유는 나름 공원 중앙에 있는 분수에서 기분을 내기 위해서였다. 우에노 공원에서 쭉- 걸어가면 분수가 나온다 분수에 도착할때 까지 벚꽃만 구경해도 약 30-40분이 걸린다. 결론적으로 30-40분을 참았다는 것. 사쿠라가 우수수 떨어질때 먹는 벤또맛은 분명 다르긴 다를꺼다.라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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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벤또와 함께 하나미(벚꽃놀이)를 즐겨보자



사람들은 생각만큼 역시나 붐볐고 사쿠라는 생각만큼 많이 휘날렸다. 왜 이렇게 멋진지, 여의도 윤중로 만큼이나 이곳도 참 인상적으로 예쁘다. 하긴 사쿠라는 우리나라 꽃이긴 하지만(한라산 태생이라고 하죠) 거의 일본의 국화로 칭할 수 있을 만큼 워낙 일본인들이 좋아하니까 더 잘 가꾸었겠지.


여하튼 우에노 공원에 푹 빠져버렸다.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가서 그것도 벚꽃이 휘날리는 곳에서 자리를 잡아 벤또를 먹었다. 맨처음에는 우메보시를 먹고 밥을 집는순간

이게 뭔일인지, 벤또를 먹는데 벛꽃이 자꾸 떨어져 자꾸 밥에 눌러 붙는다 그래서 결국은 손으로 가리고 밥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일본에 큰 돈 들여서 왔는데 멋지게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들 구경하면서 음악을 들으며 감상지게 먹었다.(웬일!) 처음 먹어본 벤또인데 생각보다 엄청나게 맛있다. 사실 우에노 역에서 나오면서 벤또집을 보았는데 글쎄 가격이 기본 900엔. 생각보다 비싸네. 포기하고 골목길 으슥한데로 들어가서 저렴한 세븐일레븐에서 산것이다.


근데 세븐일레븐 표 치고는 너무 맛있어서 하나도 안남기고 실컷 먹었다.


그렇게 맛있게 벤또를 먹고 마냥 벚꽃놀이(여기선 하나미라고 한다)를 즐기며 시간을 떼울수 없어서 근처 도쿄 국립 박물관이 있어서 들어갔다. 입장료는 400엔이며 국제학생증을 제시하여 할인된 금액이다. (일본에서는 국제학생증을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으니 꼭 챙겨오는 것이 이익이다) 도쿄 국립 박물관은 4개의 박물관과 1개의 일본정원처럼 꾸며진 아름다운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서는 일본의 역사에 따른 유물을 소개하고 있으며 하나의 박물관은 전시회용도 또는 자료실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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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의 전경, 예전 만화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나온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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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내부는 이런 모습이다.



분위기가 참 좋다. 사쿠라가 펴서 그런지 정말 멋졌다. 외관도 외관이지만 본관 안에도 고풍스러운 디자인으로 잘 꾸며놓았다. 모든 층은 아시아에 대한 유물들. 본관 4층에 올라가면 우리나라 유물도 전시되어 있는데 음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왜 일까, 문화재 반환 TV 프로그램이었던 74434에도 여기가 나왔던걸로 기억하는데 아무튼 이 모든게 다 우리나라로 반환되었으면 하는 그런 생각 때문일까. 오묘하구나.

아무튼 이 곳을 다 둘러보는데만 해도 거진 3시간 가량이 걸린다.


이왕 일본에 왔으면 제대로 여행을 해야 한다는 생각, 선택과 집중이 확실해야 한다.

박물관 하나도 모자라 또 옆에 있는 미술관까지 조금 욕심내서 돌아본다. 박물관에서 우에노 공원 방향으로 섰을때, 왼쪽 방향에 있는 것이 바로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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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가 휘날리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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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눈이 온 것 같았다


서양 미술을 소개하고 있는 곳은 130엔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우에노에서 시간을 보낸지 어언 많은 시간이 지나 벌써 노을이 지고 있는데다 아직 아사쿠사에 가지도 못했는데 거진 4시쯤 되었다. 아직 남은 일정은 공원 옆에있는 호수와 도쿄대학을 가야해서 빨리 서둘러야 했다.


우에노 공원 옆에 있는 호수는 사쿠라가 정말 대단했고 주말도 아닌데 사람으로 붐비고 난리다 어제 뉴스에서는 우에노에서 자리 차지 때문에 새벽부터 줄스고 난리라던데 오늘 보니까 딱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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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핀 벚꽃이 참 아름답다



아무튼 호수에 있는 사당까지 둘러보고 걸어서 도쿄 대학으로 갔다 지성의 전당이자 러브히나라는 애니메이션에서는 그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3수는 불사한다는 그 엄청난 대학, 역시나 학생들은 뭔가 여유로워 보였고 지성이 철철 넘쳤다면 거짓말일가? 나는 그곳에 앉아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여기서 유명한 곳은 야스다 강당과 아카몬이다. 도쿄대학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조형물이자 건물이다. 아카몬 앞에서는 가족단위로 놀러와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래 열심히 공부해서 도쿄대학에 가렴, 나도 좀 만 더 공부했다면 여기 오고도 남았을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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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날라오는 소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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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바로 동경대학교(토~다이)



그렇게 도쿄대학을 갔다가 나리타 공항에서 픽업알바를 하고 있다는 대성이형한테 연락을 해서 우에노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해서 시간이 촉박하다. 빨리 돌아봐야 한다 1시간밖에 충분치 않아서다. 우에노에서 긴자선으로 타면 약 4정거장 후에 아사쿠사에 도착 할 수 있는데 사실 나같은 경치광(이를테면 쇼핑을 좋아하지 않고 경치에 매료되는 여행을 즐겨하는 사람)은 아사쿠사의 나카미세도오리,센소지가 여행의 포인트가 되었다..


그중 나카미세도오리는 일본에서도 일본식 기념품은 어디서 사나요? 라고 물어보면 백발백중 등장하는 곳으로써, 우리나라의 인사동쯤 되는 곳이다. 몇백년된 전통과자점도 있고 기모노와 이것저것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경우엔 집에 일본전통 기념품을 사가도 별 효용이 없기 때문에 (지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거다) 따로 기념품을 사진 않았다.

나카미세 도오리를 지나 나오는 센소지는 역시 엄청 웅장했다. 웅장한 느낌과 강렬한 빨간색은 딱 ‘일본’색을 보여주는 듯 했다. 센소지 앞에는 건강하게 해준다는 향불을 몸에다가 쐬려는 관광객으로 북새통이다. 나도 여지없이 머리에 신나게 쐬었다. (음. 생각해보니 왜 머리에 했는지 모르겠다)


센소지에 나오려고 할 즈음 친구 한솔이에게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야 거기까지 가서 아무것도 안 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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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나리몬의 전경


왜 나카미세도오리에서 아무것도 안사냐고 야단맞았다. 아니 거기까지 가서 왜 아무것도 안사오냐고 난리다. 그러고 보니 먹을 거 정도는 사가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닝교야키 전문점이 있어서 600엔을 주고 두 봉지를 샀다. 바로 뜯어 먹기에는 좀 아까운 듯 해서 쟁여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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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나카미세오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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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에 도착했다. 다들 향불을 쬐느라 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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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소지의 모습



이제 시간은 흘러흘러 벌써 5시, 센소지를 보고 바로 앞에 맥주 기념관을 지나 우에노에서 7시에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우에노로 향했다.


그렇게 우에노로 향하는 횡단보도에서 지진으로 집이 무너진 아이들을 돕는 자선 콘서트라고 말이 들려오더니 어떤 여자분이 날 확 낚아 챈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진 아이들이 안타까워 50엔을 기부했는데 자꾸 콘서트 가자고 하는데 어떻게 말을 하지 하고 고민하다가 도쿄대학다니는 친구랑 미팅을 할려고 도쿄 대학 간다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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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쿠사를 나오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그랬더니 ‘토~~~다이?????’ 하며 무척 놀라한다. 도쿄대학은 역시 쉽지 않은 곳이구나 하고 또 느낀다. 아무튼 결과는 성공.


같이 우에노 가자는 그녀를 뿌리치고 나는 제 갈길을 갔다. 일본의 청량리쯤 된다는 우에노에서 아메요코 시장에 가서 물건을 보고 걸어다니면서 진짜~ 맛있는 타코야키를 먹었다(8개의 350엔인데 이정도면 일본에서 진짜 싼거다) 근데 날 보는 일본인의 눈빛이 영 캥긴다. 타꼬야키 먹는 사람 처음 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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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의 아메요코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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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타코야키를 파는가게.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다!


근데 나중에 형 말 들어보니깐 걸어다니면서 먹으면 거지로 안다고 한다. 음 하기야 얼굴도 거진데 행동 거지도 거지였으니 그런 눈빛으로 쳐다봐도 이상하지 않을 터, 여튼 지나간 일이니까 접고, 오늘 너무나 무리를 해주셨기 때문에 스타벅스를 갔다. 난 아메리카노가 먹고 싶은데 그딴건 없다. 다만 스타벅스 라떼가 있을 뿐,

난 있는 힘을 다해 혀를 굴뤼며

"스퇄벅스 라퉤 구다사이"

그랬는데 뭐야 얘네들 하나도 못알아 듣는다.  톨사이즈도 못 알아듣는다 어이없게 수화로 거래를 성사시키고 지들 끼리 콜링하는걸 들었는데

"스타보-꾸스 라-테이" 이런다 헐 진짜 심해도 넘 심하다

톨도 "도-루"...라니... 음

가격도 놀랬다 헐 360엔. 역시 스타벅스는 뉴욕이 싼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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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때운다.


아무튼 그렇게 하나 시켜놓고 계속 기다리며 형과 함께 1800엔짜리 80년 전통의 특제 돈가스 먹으려고 기다리는데 일이 좀 늦게 끝나는지 연락이 없어 기다리는데 일이 너무 늦게 끝날거 같다고 약속을 깨야겠다고 하신다. 그래서 혼자서 돈가스 먹는건 다음으로 미루고 카레가 맛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카레전문점에서 단돈 480엔에 든든하게 먹었다. 카레는 조금 매콤한듯 싶지만 은근 맛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신오쿠보 숙소로 돌아왔다.


오쿠보 숙소에는 여전히 룸메형들이 왁자지껄 재미지게 놀고 있었다.

어느샌가 난 한 가족이 되어있구나. 짧은 11일간의 일정에, 벌써부터 헤어질 준비를 해야한다는게 조금은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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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카레!




날짜

2010. 8. 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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