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en Camino #22. 독일인 토마스

06/06/2014 (Day 10) St domingo -> Belorado 까미노를 걸은지도 벌써 10일째가 되었다. St domingo 에서 벨로라도까지 가는 길. 아침 일찍 길을 나서 산 도밍고를 빠져나온다. 이제 앞으로 까미노에서는 유쾌한 마르타를 볼 수 없다는게 매우 아쉽다. 새벽녘의 길은 느낌이 참 좋다. 벨로라도 가는 길은 생각보다 평평한 길이 계속된다. 저 멀리 보이는 구릉을 지나면 평평한 길이 계속되기에 풍경도 정말 아름답다. 다음 마을을 들르기 전, 앞서가던 비올레타를 따라잡았다. "오올~ 오늘은 빨리 나왔네? 로이?" "그러게 간만에 기분이 상쾌해서~" 조그마한 마을에 자리잡고 비올레타와 함께 까페콘레체를 한잔 마신다. 약간 살얼음이 낀 몸에 따듯한 커피를 마시니 금새 녹아버릴 것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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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21. Goodbye 마르타!

05/06/2014 Day 9 (Najera -> St domingo) St domingo 마을 초입. 여기서부터 아스팔트가 깔려진 도로라, 조금 쉬고 출발하기로 했다. 워낙 일찍 출발해서 서두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바나나와 보카디요, 물러터진 복숭아를 먹으면서 그늘아래서 쉬는데... 물러터진 복숭아가 젤 맛있다. 어째서 이렇게 맛있는건가! 너무 맛있어서 침을 질질흘리면서 복숭아를 먹는데 저 멀리서 낯익은 사람이 걸어온다. 나헤라에서 내 옆자리에 주무셨던 그 프랑스 아저씨! 크리스티앙이다. 아저씨께 큰 목소리로 "봉쥬르~"하고 반기니까 웃으면서 "헬로" 하심... (아아...) -_- 아저씨는 누가 봐도 뭔가 되게 착해보이고.. 수도사같고.. 목소리도 차림새도 뭔가 성직자 포스가 물씬 느껴지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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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20. 까미노에서 만난 가장 멋진 길

05/06/2014 (Day 9) Najera -> St domingo 아침 일찍 일어나 기봉이와 간단한 밀크티를 마셨다. 평소 영국에서 쟁여온 홍차가 있어 늘 우유와 함께 밀크티를 해먹었었는데 은근히 까미노에서 해먹으면 반응이 좋았다. 나헤라를 지나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와인밭과 밀밭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풍경에 나도 모르게 신이났다. 햇살은 엄청 따갑지만 바람이 솔솔 불어 그렇게 덥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마침 앞서가고 있던 프란체스카는 앞으로 와인밭은 없다고 울상이다. 길을 걸으며 간만에 프란체스카, 기봉과 나. 이렇게 한국어로(?) 한국 음식을 얘기한다. 나도 한국을 떠나온 지 2년이 되어가고 있으니 진짜 레알 한국음식이 그리운 건 당연하다. 프란체스카도 매운 음식이 그립다며 쭈꾸미는 처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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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17. 로그로뇨의 시에스타

03/06/2014 (Day 7) Torres del rio -> Logrono 기봉은 낮잠을 잔다고해서 냅두고 비올레타와 나는 밖으로 나섰다. 뭔가 낮술을 해야할 것 같은 .. 그런 날씨였기 때문이다. 마침 밖으로 나서니 시에스타다. 그래도 큰 도시다보니 몇몇 음식집은 문을 열어서 다행이었다. 토르티야를 간만에 먹어볼까 하는 비올레타를 따라 졸졸졸 따라간다. 맛있는 타파스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찾아내는 비올레타니 믿고 따라간다. 사진에 보이는 성당 주위로 광장이 펼쳐져 있다. 이 근처는 워낙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으니 이곳 중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간단한 또르티야를 주문하니 찍어먹을 올리브유와 빵이 나온다. 맥주는 당연히 시켰고...(;) 다들 자는 시간에 이렇게 맥주와 또르띠야를 먹으니 기분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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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산티아고 #프리퀄 final

요즘, 나의 산티아고라는 영화가 한창인 것 같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산티아고를 꿈꾸던 사람들에게는 설렘을, 이미 다녀온 이에게는 추억을 준다고 하더라. 시간이 허락하면 가능한 한 빨리 보고 싶은데, 그 전에 블로그를 통해서 까미노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놓을까 한다. 이제는 너무나 유명한 여행지의 일부분이 되었지만 까미노는 여행으로 만만하게 가는 여행지는 사실 아니다. 막장 아무 생각없이 왔어도 뭔가를 얻어갈 수 있는 곳이 바로 까미노. 조금은 힘들지만 그 안에서 정말 온전히 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게 내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을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통해 나를 투영해 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 또한 생기기 때문이다. 영국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나서 내가 하고자 했던 것은 내 인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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