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등반] #2 - 한계령에서 한계를 넘다 (속초 - 한계령 - 중청대피소)

친구에게 물었다. 오늘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너무나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지리산을 자주 다닌 나는 설악산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친구가 설악산을 자주 다녔기에, 그리고 자신만 믿고 오면 된다기에 따라나섰던 여행. 친구가 스마트폰으로 찍어준 루트는 바로 이랬다. 한계령부터 시작하여 서북능선을 따라 걷고 중청대피소를 찍고 내려오는 코스. 생각보다 할만하겠구나 싶었다. 에이 그래도 능선인데, 지리산 능선 같을꺼야. 찜질방에서 묵고 잠을 설쳐버린 난 눈꼽도 안떼고 사라진 친구를 열심히 찾아다녔다. 토굴에서 찜질중이신 친구를 끌어내어 이제 아침이니 물회를 먹으러 가자고 했지만 생각해보니 물회집은 9시에 문을 여는 것으로 적혀있더라. 그래서 기왕 속초까지 왔으니 속초 해수욕장을 갔다가 걸어서 물회집으로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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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등반] #1 - 갑자기 떠난 여행 (집 - 수원 - 서울 - 속초)

2011년, 어느새 난 3학년이 되었고 전역 후 첫학기를 맞았다. 폭풍같은 과제와 본의 아니게 다른사람을 끊임없이 의식해야 했던 조금의 여유도 허락되지 않았던 한학기. 주말이 되면 분명 떠나야 하는 타이밍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시간은 허락해주지 않았고 그만큼 풀리지 않을 고민만 쌓여갔다. 2010년 블로그를 시작할 때 까지만 해도 청춘, 열정, 여행 등등 허세 가득한 단어를 끄적이며 글을 써내려가고 희망을 전하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삶을 대했건만,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일까. 고민만 증폭되는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고대하던 기말고사가 끝나고 한동안 방치하다 시피한 블로그를 마주하자 오랜만에 쓰는 글이 제대로 써질리가 없다. 글은 써야겠는데, 대체 뭘 써내려가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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