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7 : 다시 곤명으로,
July 11, 2006  곤명 


아침에 힘겹게 눈을 뜨고 다시 어제의 그 해변에 나가보니 J누나가 헤드폰을 끼고 음악 감상을 하고 있다.
“누나도 여행하면서 오감으로 느끼는 버릇이 있나봐요?”
“어 준영이 잘 잤어? 정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음악도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고
  참 공통점이 많은 것 같아”
그렇게 누나와 함께 남조풍정도의 아침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람을 느끼다가 다시 숙소로 가보니 정신없이 분주하다
“ 아 맞다! 오늘 아침에 한국 음식을 만들기로 했었지!”
어제 준비해 놓은 싱싱한 재료로 조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다.
1조는 얼큰한 국수를 우리조는 맛있는 비빔밥을 3조는 어제의 숙취를 풀라고 콩나물 국과 상큼한 화채를 만들어 왔다.
덕분에 맛있는 아침을 든든히 먹고 숙취도 해소하고 다음 일정을 위해서 배를 타고 아름다운 남조풍정도와 작별을 했다.
그리고 나서  백족 마을을 지나면서 한국노래를 부르고 버스에 올랐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따리로 이동한다. 다시 찾은 NO.3 게스트하우스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각자 고성관광을 하기로 했는데 모두 샤워한지 오래 되서 샤워를 하겠단다. 한사람 한사람 샤워를 하고 우리는 고성을 간단하게 관광하고 나서 다시 버스에 올랐다.

“준영아 이거 니 마니또가 주랜다”
갑자기 가이드님이 다가 오시더니 예쁜 팔지를 건내주신다.
“어? 진짜요??”
정말 날이 갈 수록 내 마니또가 궁금해진다.
그렇게 행복한 기분을 가득 담고 버스가 출발했다.

“잠깐만요!!!”

“ 이런.. 게스트하우스에 엠피쓰리 놓고 왔나보다!” S형이 퍼렇게 질려있다.
다행이도 버스에 올라 50미터 정도밖에 이동하지 않아서 다시 버스를 돌려 MP3를 되찾으셨다.
“ 형 한턱 쏘셔야죠~”
모두들 농담조로 한마디씩 쏘라고 협박을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고 나서 우리는 곤명으로의 장시간 이동 (무려 5시간)을 했다.
원래는 비행기로 이동이었는데 딜레이가 너무 잦아 일정에 차질이 있을까봐 미리 곤명으로 이동하기로 한 것이다.  

안녕, 남조풍정도. 안녕, 따리

“에어콘이 왼쪽엔 나오고 오른쪽엔 안나와요!”
버스에 탑승한지 몇시간이 지났을까 다들 땀이 장난 아니게 흐르면서 인상이 찌푸러져 있다. 학승이는 아예 탈진 상태에 이른듯 완전히 눈이 풀려있다. 나는 왼쪽에서 시원한 바람을 미친듯이 쐬고 있어서 코감기까지 걸렸는데 미처 예상치도 못하게 오른쪽에는 에어콘이 나오지 않고 있다니..
결국 우리는 대비책으로 창문을 활짝 열고 그나마 그것만으로도 만족하며 다시 갈 길을 갔다.
근데 5시간은 정말 너무 심심하다. S누나가 또 다시 뭔가 해보지 않겠냐고 게임을 제안한다.
그래서 우리는 추억의 아이엠 그라운드 게임과 홍삼게임을 무려 1시간 30분 동안이나 했다. 그러다가 지쳐서 또 다시 잠이 들었다.

“내려라~ 내려~~~!!!”
벌써 곤명역에 도착이다.
역시 곤명역이 크긴 크다 운남성의 관문 답게 말이다.
그 곤명역에서 우리는 한국식당에서 공수되어온 한국식 도시락을 먹고 간소하게 M누나 생일 파티를 했다.
“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M누나 생일 축하합니다~~”
초라하지만 마음만은 행복했을 M누나의 생일을 우리는 진심으로 축하했다.


우리는 곤명에서 이제 계림으로 향한다


그렇게 생일 축하 파티가 끝나고 D형과 함께 화장실을 가기로 했는데 역안에 있어서 우리는 짐 검사를 받고 입장해야 했다 그런데 그걸 모르고 우리는 검사하는 분이 자꾸 못들어가게 하길래 리지앙에서 맥주를 살 때 써먹었던 방법으로 손을 비비는 시늉과 함께 입으로는 물 소리를 내며 여기에 가고 싶다고 심하게 어필했다. 그러니까 검사원은 지쳐서 그냥 들어가라고 들여보내 주었다. 그렇게 힘겹게 볼일을 보고 마니또에게 줄 음료수를 사고 나서 마니또에게 전달해주고 우리는 화자씨를 비롯해 우리를 여행 내내 도와주신 가이드분들과 눈물의 작별 인사를 하고 곤명역을 출발하는 기차를 타기위해 탑승장에 섰다.

“꺄악!!! “
갑자기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승강장과 전차 사이에 아이가 빠져버렸다.
다행히 전차는 출발하지 않아서 아이는 무사했는데 부모가 너무 놀라서 아이를 되려 꾸중한다.
우리도 처음겪는 상황에 적잖이 당황했다. 그렇게 가슴을 쓸어내리고 각자의 승강장으로 이동해서 짐을 풀고 침대를 점검했다.

“이제 기차가 출발합니다.”
서서히 곤명을 빠져나가는 기차..
이제 이 기차를 19시간동안 타야 한다.
“ 잘 부탁합니다”

그날 밤에 나는 어둠이 짙게 깔린 풍경을 보면서 혼자 사색에 잠겨 일기도 쓰고 D과 인생상담도 아주 진하게 하면서 서서히 잠이 들었다. (고민상담 내용은 비밀)
 

날짜

2010. 8. 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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